다른 사람 컴퓨터를 고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c000021a 오류란 걸 접하게 되었습니다. 증상은 대략 xp 부팅 화면에서 지렁이 기어가다 화면에 신호가 들락거리길 반복하면서 다운되는 거였는데, 안전 모드로 들어가면 블루 스크린이 뜨면서 c000021a 오류가 발생했다는 메시지가 달랑 한 줄 나옵니다. 당연히 거기서도 다운. 원인으로는 트로얀 바이러스를 치료하면서 백신이 윈도우 파일을 건드린 듯(이라고 합니다. 컴퓨터 주인께서).
인터넷에서 찾아본 해결법은 노턴 복구 툴이 깔려있을 경우, 지렁이 기어갈 때 스페이스 바를 눌러서 윈도우를 복원해라 또는 윈도우 들어가서 이전 상태로 시스템을 되돌려라...는 건데, 해당 컴퓨터에는 둘 다 불가능. 애초에 윈도우 자체가 안 들어가진다니까.
그래서 윈도우를 새로 깔기로 결정, 가져간 윈도우 시디를 넣고 시디로 부팅해서 설치 화면까지 들어갔습니다. 파일들 읽고, 키보드 선택하고, xp를 설치할 하드 디스크를 선택하는 화면까진 잘 떴는데...
여기부터 대략 난감한 상황이 발생. 하드는 두 개가 설치되어 있고, 하나는 둘로 나눠져서 OS, 데이터로 쓰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윈도우가 설치되어 있던 20G짜리 파티션을 선택했는데 나타나는 오류 메시지.
하지만 이 디스크에는 WINDOWS XP와 호환되는파티션이 없습니다.
WINDOWS XP 설치를 계속하려면 파티션 선택 화면으로 복귀하여 위의 디스크에 WINDOWS XP 호환 파티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디스크에 빈 공간이 없으면, 기존 파티션을 삭제하고 새로운 파티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파티션 선택 화면으로 복귀하려면, <ENTER> 키를 누르십시오.
...뭐여? 저런 메시지는 윈도우 3.0부터 쓰면서 처음 보는 메시진데? 그럼 나머지 파티션에 깔고 나중에 지우든지 다시 깔든지 하자 하고 다른 두 개의 파티션을 선택해 봐도 나오는 메시지는
하지만 이 디스크에는 WINDOWS XP와 호환되는파티션이 없습니다.
WINDOWS XP 설치를 계속하려면 파티션 선택 화면으로 복귀하여 위의 디스크에 WINDOWS XP 호환 파티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디스크에 빈 공간이 없으면, 기존 파티션을 삭제하고 새로운 파티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파티션 선택 화면으로 복귀하려면, <ENTER> 키를 누르십시오.
...똑같은 오류 메시지가 뜹디다. 허허허. 그래, 누가 이기나 해 보자는 심정으로 안주인께 양해를 구한 뒤, 본체를 들고 왔습니다. 어떻게 또 부팅용으로 가져갔던 하드로는 부팅도 안 되고 하니. 아예 싸그리 파티션 날리고 다시 잡으면 되겠지 싶었는데, 그전에 먼저 안에 있는 자료는 살려야 한다는 말에 백업하기 위해 집에 와서 제 컴퓨터까지 두 대를 열고 하드 디스크를 제 것에다 연결하려고 했는데, 파워가 구식이라 남는 SATA 파워가
라고 주장하며 제 원래 하드에 꽂힌 것만 초롱초롱 지켜보네요. 가져온 컴퓨터는 오히려 4핀 전원 케이블을 찾기가 힘든 상황인데.
그래서 생각한 게, 어쨌든 전원만 공급되면 되니까 가져온 컴퓨터에서 파워만 연결하고, 데이터용 SATA는 제 컴에 연결하기로 결정. 본체 두 대를 ㅅ자로 배치하고 케이블을 연결하니 이것도 참 가관입니다. 내가 뭔 짓을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두 대의 전원을 동시에 넣으니 바이오스 읽으면서 잡긴 잡습디다. 윈도우에서 정상적으로 읽기도 하고요.
그런데 용량이 500기가야. 이걸 언제 옮기고 앉아 있어.
.......어쩌겠습니까. 내가 뿌린 씨인 걸. 대충 폴더 살펴봐서 자료 들어있는 폴더랑 즐겨찾기, 내 문서 같은 걸 다 옮기면서 시간을 때웠습니다. 아마 PSP, NDS는 알아도 이건 모르는 사람 많을 거임.
국산 게임기 카누. 여러분, 국산을 애용합시다.
C 드라이브의 파티션을 다 날리고 하나로 통합. 예전엔 파티션 나누는 게 좋다고 했는데, 그러면 디스크 자체에 손상이 갈 염려가 커집니다. 이게 왜 그러냐면 플래터라는 판 위에 핀이 왔다갔다 하면서 자료를 읽는 게 하드 디스크인데, 파티션이 나눠져 있으면 그 핀이 여기 갔다 저기 갔다 바쁘거든요. 각설하고, 통합된 파티션을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했는데...
......너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지? 뭐가 문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열린 컴퓨터 내부에 눈이 갔습니다. 그리고 보이는 IDE 케이블과 그에 연결된 하드 하나. 왠지 삘이 꽂히는 게 저게 원인이겠다 싶었죠. 그래서 하드디스크 모델을 확인하고 재부팅, 디바이스 설정으로 들어갔습니다. 혹시나가 역시나. SATA 하드가 세컨으로, IDE 하드가 퍼스트로 잡혀 있네요.
SATA를 퍼스트로 잡고 재부팅한 뒤, 설치할 드라이브를 선택하니까 술술 잘 넘어갑니다. 내가 이것 때문에 몇 시간을 보낸 건지 원.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윈도우 설치 후 백신으로 MS 시큐리티 에센셜 깔고 메인보드 드라이브랑 그래픽, 사운드, 칩셋까지 다 잡고, 한글하고 오피스 깐 뒤, 백업했던 자료들 다 옮기니 새벽 4시(...).
하필 토요일에 작업 시작한 죄로 새벽에 온 주일 설교 자막 작업까지 끝내니까 5시가 넘었습니다. 뭐, 그래도 아침에 교회 가서 나만 밤새운 건 아닌 걸 알고 나니 마음은 좀 풀렸습니다만. 악기 갈고 설정하느라 온 음향기사들은 대략 점심 지나고나서부터 새벽 세시까지 일했다고 하니 나보다 더 고생했죠.
쨌든, 결론은 윈도우 xp를 깔 때,
하지만 이 디스크에는 WINDOWS XP와 호환되는파티션이 없습니다.
WINDOWS XP 설치를 계속하려면 파티션 선택 화면으로 복귀하여 위의 디스크에 WINDOWS XP 호환 파티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디스크에 빈 공간이 없으면, 기존 파티션을 삭제하고 새로운 파티션을 만들어야 합니다.
파티션 선택 화면으로 복귀하려면, <ENTER> 키를 누르십시오.
이런 문구가 나온다면 하드 세팅을 확인해 봅시다. 이젠 쓸 일도 없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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